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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letter · 검증 로그 01 · No. 1

사과 가죽, 사과가 얼마나 들었을까

네 가지 근거로 확인한 구조와 성능, 그리고 끝내 확인하지 못한 일곱 가지.

2026. 08. 19

‘사과 가죽’은 실제로 무엇으로 만들어질까. 그리고 판매 페이지에 적힌 ‘사과 50%’는 무엇의 50%일까.

이번 글에서는 네 가지 근거를 중심으로 사과 소재의 구조와 성능, 표시 방식을 확인했다. 2021년 FILK 연구진의 비교 논문, 미국 농무부 BioPreferred 등록 정보, 한국소비자원 조사,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사례다. 끝까지 확인하지 못한 내용 일곱 가지도 따로 남겼다.

먼저, 무엇으로 만들어질까

FILK 연구진은 2021년 천연가죽과 인조가죽, 여러 대체 소재의 구조와 성능을 비교했다. 논문은 Coatings 11권 226호에 실렸으며 CC BY 4.0으로 공개돼 있다.[1]

시험 대상 중 하나가 사과 부산물을 사용하는 Appleskin®이다.

논문에 따르면 Appleskin®은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 폴리우레탄 코팅층
  • 유기 입자가 들어간 폴리우레탄 발포층
  • 폴리우레탄이 스며든 폴리에스터 직물 바탕

사과 유래 성분은 두 번째 폴리우레탄 층에 들어가는 유기 입자다. 즉, 사과 부산물만으로 만든 재료가 아니라 사과 유래 입자를 넣은 폴리우레탄 코팅 원단이다.[1]

같은 논문은 선인장 소재 Desserto®, 사과 소재 Appleskin®, 포도 소재 Vegea®를 구조가 비슷한 코팅 원단으로 분류했다.

이 구조를 알고 나면 함량을 나타내는 숫자도 다르게 보인다.

‘사과 50%’는 무엇의 50%일까

판매 페이지의 함량 표기는 제각각이다.

프랑스 브랜드 MoEa는 26%, 영국 브랜드 Oliver Co는 50%라고 소개한다. 국내에는 70% 이상이라고 적은 사례도 있다. 반면 지댄은 사과 부산물 24% + 바이오 폴리우레탄 40%라고 구성 재료를 나눠 표시한다.

문제는 26%, 50%, 70%가 무엇을 기준으로 계산한 숫자인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품 전체 무게인지, 코팅층 안에서의 비율인지에 따라 같은 50%도 의미가 달라진다. 따라서 이 숫자만으로 어느 제품에 사과가 더 많이 들어갔다고 비교할 수 없다.

미국 농무부 BioPreferred에서도 또 다른 숫자가 나온다. 같은 회사인 PAQ GROUP INTERNATIONAL LTD.가 등록한 APPLE SKIN의 인증 바이오 함량은 34%, VEGATEX LORKAPPLE은 66%다.[2]

이 값은 판매 페이지의 ‘사과 함량’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BioPreferred 수치는 탄소를 기준으로 측정한 바이오 함량이기 때문이다.

퍼센트를 볼 때는 숫자보다 먼저 무엇을 기준으로 계산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소재를 적지 않은 판매 페이지도 있었다

함량의 기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은 2026년 3월 국내 6개 오픈마켓, 27개 사업자에서 인조가죽 관련 부당광고 53건을 확인했다.[3]

4개 품목 30건을 따로 보면 13건(43.3%)은 소재를 아예 표시하지 않았다. ‘에코레더’ 등으로 잘못 표시한 사례도 6건(20.0%)이었다. ‘에코레더’, ‘자연을 담은’, ‘환경친화적’ 등은 실제 문제가 된 표현이었다.

53건은 모두 삭제되거나 수정됐다.

이 조사는 사과 소재만을 다룬 것은 아니다. 인조가죽 광고 전반에 대한 조사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소비자원 보도자료 원문에 접근하지 못해 관련 언론 보도 두 건을 대조했다.[3]

2025년 5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도 비슷한 문제를 다뤘다.

무신사 스탠다드, 탑텐, 미쏘, 스파오, 자라가 인조가죽 제품에 ‘에코 레더’, ‘친환경 소재’, ‘환경을 생각하는’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이 대상이 됐다. 다섯 업체는 법 위반을 인정하고 표시를 수정했으며, 조치는 경고였다.[4]

이 사례 역시 사과 소재에 대한 제재는 아니다. 공정위 보도자료 원문도 이번에는 직접 확인하지 못해 언론 보도를 참고했다.

두 사례에서 확인되는 것은 분명하다. 인조가죽의 구성이나 근거 대신 ‘에코’, ‘친환경’ 같은 포괄적인 표현을 앞세운 광고는 국내에서도 실제 표시·광고 문제로 다뤄졌다.

실제 성능은 천연가죽과 달랐다

FILK 논문은 Appleskin®과 천연가죽의 성능도 같은 시험으로 비교했다.[1]

FILK 연구진, Coatings 2021, 11, 226 — 표 2. 단위와 시험 규격은 논문에 인쇄된 그대로다.
항목Appleskin®천연가죽단위시험 규격
수증기 투과0.44.6mg/(cm² × h)ISO 14268
수증기 흡수1.78.4mg/cm²ISO 17229
인장강도1439.5N/mm²ISO 3376
인열강도18.482.9N/mmISO 3377-1
굴곡50,000>200,000손상이 등급 2에 이를 때까지의 횟수ISO 32100
두께1.141.93mmISO 17186-A

수증기 투과는 천연가죽의 약 10분의 1, 수증기 흡수는 약 5분의 1이었다. 시험한 Appleskin®이 천연가죽보다 수증기를 통과시키고 흡수하는 정도가 낮았다는 뜻이다.

인장강도와 인열강도 역시 천연가죽보다 낮았다. 굴곡 시험에서는 Appleskin®이 50,000, 천연가죽은 200,000 초과로 기록됐다.

다만 이 결과를 현재 판매되는 모든 사과 소재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논문은 시험 시료를 독일가죽협회 VDL에서 제공받았다고 밝힌다. 하지만 개별 시료의 생산자와 생산분은 적혀 있지 않다. 지금 판매되는 제품과 같은 생산분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1]

방출 성분도 조사했다

같은 연구에서는 열탈착 방식으로 소재에서 나오는 성분도 확인했다.

시험한 10개 소재 모두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나왔다. Appleskin®에서는 butanone oxime이 검출됐고, DMFa는 흔적 수준으로 검출됐다.[1]

논문은 별도로 폴리우레탄 코팅 원단, 선인장 소재 Desserto®, Appleskin®, 포도 소재 Vegea®, 파인애플 소재 Piñatex® 등 5개 시료에서 Restricted substances가 확인됐다고 기록했다. 논문이 쓴 표현 그대로다. 어느 제도의 목록인지는 논문에 나오지 않는다.[1]

‘가죽’이라는 이름도 확인해 봤다

이탈리아는 2020년 법으로 pelle, cuoio 같은 가죽 명칭을 동물 유래 소재에 한정했다.[5]

독일 쾰른 고등법원도 2025년 7월 4일 선고한 6 U 51/25에서 동물 가죽이 아닌 소재에 Leder라고 표시한 사례를 문제 삼았다.[6]

다만 독일 사건에서 다룬 제품은 사과 소재가 아니라 PVC/TPU 소재였다. 판결 원문도 이번 조사에서는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 판결을 사과 소재에 대한 규제로 소개할 수는 없다.

Eco Material Archive에서는 해당 소재를 ‘사과 부산물 · 폴리우레탄 코팅 원단’으로 기록한다. ‘사과 가죽’이라는 이름만으로는 실제 구성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1. AppleSkin

    사과 부산물 · 폴리우레탄 코팅 원단

    사과 부산물 · 폴리우레탄 코팅 원단 대표 이미지
    제조사
    VEGATEX (Hong Kong)
    국내 조달
    조달 확인 중

사과 소재를 볼 때 확인할 네 가지

1. 구성 재료가 적혀 있는지 본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 30건 가운데 43.3%가 소재를 표시하지 않았다. ‘사과 기반’, ‘비건’, ‘식물성’이라는 표현만 보지 말고 폴리우레탄, 직물 바탕 등 실제 구성 재료가 적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3]

2. 퍼센트의 기준을 확인한다

‘사과 50%’라고 적혀 있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계산했는지 확인한다. 무게와 탄소 함량처럼 기준이 다르면 숫자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3. 인증은 번호까지 확인한다

인증을 내세운다면 기관명과 인증번호를 확인한다. 번호로 조회할 수 있는 인증이라면 공식 조회 페이지에서 직접 검색한다. 번호가 없거나 조회되지 않는다면 판매자에게 근거를 물어본다.

4. 완제품과 원단 조달을 구분한다

완제품이 국내에서 판매된다고 해서 원단도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이 아카이브에서는 사과 소재 원단의 국내 유통 경로를 확인하지 못해 ‘조달 확인 중’으로 표시하고 있다.

아직 확인하지 못한 일곱 가지

이번 조사에서 답을 찾지 못한 내용도 남아 있다.

  • 사과 함량의 계산 기준 — 26%, 50%, 70%가 각각 무엇을 기준으로 한 값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 미국 농무부 66%의 정확한 분모 — 탄소를 기준으로 측정한다는 점까지만 확인했다.
  • VEGATEX와 UPPEAL의 관계 — 사과 소재를 다루는 홍콩 VEGATEX와 이탈리아 UPPEAL의 공식 자료에서 서로의 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
  • FILK 시험 시료의 생산자와 생산분 — 독일가죽협회 VDL이 시료를 제공했다는 사실만 확인된다.
  • 밀라노대 전과정평가 원문 — 조성을 다룬 제3자 자료지만 원문을 확보하지 못해 이번 글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
  • 국내 원단 유통 경로 — 완제품은 확인했지만 원단 판매 경로는 찾지 못했다.
  • 탄소배출 수치 — 찾은 자료의 값이 크게 달라 이번 글에서는 어느 수치도 인용하지 않았다.

사과 부산물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이 소재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실제 구조와 함량의 기준, 시험 결과, 그리고 각 정보의 출처를 함께 봐야 한다.

출처

  • [1] 제3자 검증 · FILK 연구진
    Meyer, M., Dietrich, S., Schulz, H., Mondschein, A. Comparison of the Technical Performance of Leather, Artificial Leather, and Trendy Alternatives. Coatings 2021, 11, 226. CC BY 4.0.
    mdpi.com/2079-6412/11/2/226
    본문, Table 1, Table 2와 감사의 글을 2026-08-17 직접 대조했다.
  • [2] 제3자 검증 · 미국 농무부 USDA BioPreferred
    PAQ GROUP INTERNATIONAL LTD. 등록 제품 — APPLE SKIN 인증 바이오 함량 34%, VEGATEX LORKAPPLE 66%.
    BioPreferred 검색 결과 화면에서 확인했다. 검색 결과에 고정 URL이 없어 기관명과 등록명으로 기록했다.
  • [3] 공공기관 발표 · 한국소비자원, 2026-03-05
    6개 오픈마켓·27개 사업자, 부당광고 53건 관련 보도. 한국소비자원 보도자료 원문에는 접근하지 못해 아래 언론 보도를 대조했다.
    news1.kr · nocutnews.co.kr
  • [4] 공공기관 발표 · 공정거래위원회, 2025-05
    패션업계 인조가죽 제품의 친환경 표시·광고 제재 관련 보도. 조치는 경고. 공정위 보도자료 원문은 이번 조사에서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etoday.co.kr
  • [5] 공공기관 발표 · 이탈리아
    2020년 법으로 pelle, cuoio 등 가죽 명칭을 동물 유래 소재에 한정. 이번 조사 기록에는 법령 원문의 고정 링크가 남아 있지 않다.
  • [6] 공공기관 발표 · 독일 쾰른 고등법원
    2025-07-04, 6 U 51/25. 비동물성 PVC/TPU 제품의 Leder 표기 관련 사건. 판결 원문은 이번 조사에서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함량 표기 자료

  • MoEa — 제조사 표기 · 사과 함량 26%, 계산 기준 미상
  • Oliver Co — 제조사 표기 · 사과 함량 50%, 계산 기준 미상
  • 국내 판매 사례 — 제조사 표기 · 사과 소재 70% 이상, 계산 기준 미상
  • 지댄 — 제조사 표기 · 국내 판매처가 사과 부산물 24% + 바이오 폴리우레탄 40%로 조성을 나눠 적은 사례